목양칼럼

    영적 기상도를 살펴보세요
    2026-05-31 10:32:27
    관리자
    조회수   14

    여러 날 계속된 꽃가루와 미세먼지의 날림은 화창한 봄의 기운을 가로막아 버린 것 같습니다. 뿌옇게 뒤집어쓴 차량의 모습은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였습니다. 어느 날 아침 도무지 참을 수 없어서 날씨를 확인하고, 세차장으로 달려가 차를 깨끗하게 닦고 광택을 내며 오랜만에 맑고도 깨끗한 기운을 느껴보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간밤에 잠깐 내린 비로 인해 살짝 더럽혀진 차량의 모습은 마음을 복잡하게 하였습니다. 기상예보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과 좀 더 신중하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후회와 자책들입니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21세기에도 기상 예측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우리 마음의 날씨는 얼마나 예측 불가능합니까?

    산을 오르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하늘을 만납니다. 새까만 먹구름이 몰려오는가 하면, 하얀 안개 같은 구름이 산자락을 감싸기도 하고, 청명한 하늘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 모습이 바로 우리 삶의 풍경인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들, 감당하기 힘든 시련과 기쁨이 넘치는 순간들이 뒤섞여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이런 삶의 변화무쌍함에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세상이라는 기상 환경이 요동칠 때,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요동친다는 것입니다. 방금 전까지 기쁨으로 충만했던 얼굴이 한순간에 우거지상으로 변하며 분노를 쏟아냅니다. 그러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우리의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상황의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더 심각한 것은 마음이 요동칠 때 영성도 함께 추락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에 화가 가득 차오르면 기도가 싫어지고, 찬송이 부담스러워집니다. 예배는 의무감으로 참석할 뿐이고, 말씀을 들어도 의심만 가득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뿌연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주 안에서 자신을 투명하게 드러내며 사는 것인데, 우리는 너무나 많이 포장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안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보여지는 모습마저 왜곡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믿음이 오락가락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지 모릅니다. 자기를 감추기 위해 애쓰느라 피곤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영적인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것은 결코 건강한 신앙의 모습이 아닙니다. 아직 우리 마음의 심지가 내려져야 할 그곳에 있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26:3).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며 마음의 심지를 하나님의 말씀에 굳게 내리십시오. 그리하여 거대한 밝음의 햇볕으로 개인과 가정의 영적 기상도를 평정하시기 바랍니다. 환경이라는 외적 기상도가 아무리 변덕스럽게 변해도, 우리 내면의 영적 기상도만큼은 주님을 신뢰하는 견고한 심지로 맑고 평안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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