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녘을 바라보며, 문득 풍성한 열매를 맺은 나무들을 생각합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요, 한 해 동안의 노고를 보상받는 기쁨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가을은 단순히 농작물의 결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 내면의 포도나무에 어떤 열매가 맺혔는지 돌아보고, 주님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더욱 풍성한 열매를 갈망하게 하는 영적인 계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5장에서 자신을 포도나무요 우리를 가지라 말씀하시며, 우리가 그분 안에 ‘거할’ 때 비로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거함’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교회에 출석하고 예배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예수님과의 관계를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 그분의 말씀을 지키고 순종하며 사는 삶, 곧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생명의 진액을 공급받아 열매를 맺듯이, 우리도 예수님께 단단히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영적인 생명력을 얻고 풍성한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맺어야 할 ‘열매’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것은 눈에 보이는 업적이나 성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언급한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처럼,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와 같이 그리스도를 닮은 성숙한 인격과 성품을 말합니다.
가을 하늘 아래 깊어가는 단풍처럼, 우리의 삶도 주님 안에서 더욱 아름답고 깊이 있는 색깔로 물들어가야 합니다. 겉과 속이 다른 두리안처럼 향기는 좋으나 맛이 없거나, 그 반대인 이중적인 삶이 아니라, 진실하고 일관된 삶으로 주님의 향기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 생각과 태도 속에서 예수님의 성품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올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제자로서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가을,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나는 지금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잘 붙어 있는 가지인가? 나의 삶은 주님의 사랑 안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는가? 혹시 시들고 말라가는 가지처럼 세상의 욕심에 이끌려 열매 맺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고’, 그분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말씀을 순종하며 살아갈 때,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어 그리스도를 닮은 아름다운 열매들을 맺게 하실 것입니다. 이 열매들이 풍성히 맺힐 때,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이 되고 우리의 제자됨이 온전히 증거 될 것입니다. 이 가을, 주님과의 ‘거함’을 통해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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