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김장으로 하나 된 기쁨
    2025-12-14 17:24:10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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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나지도 않으면서 웅장하게 서 있는 무등산은 우리 지역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산 정상의 능선에 하얀 눈이 내려앉아 초록과 백색의 조화를 보여주는 이 시기의 산은 마음속에 괜한 만족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아침나절 잠시 보인 눈은 무등산의 전경을 참으로 아름답게 만들었다. 이런 즐거움도 잠시 김장을 준비하는 날부터 몰아치는 한파는 괜한 투정을 자아낸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지체들이 함께 모여 1년 동안 성도들이 먹을 김치를 담글 준비로 분주하다. 올해 우리 교회의 김장 김치에는 행복한 기쁨이 가득 담겨 있다. 때맞게 찾아온 한파는 마음에 불평의 요소를 만들어 주었지만 적절하게 도우시는 주의 손길은 불평할 겨를을 주지 않았다. 잘 절여 놓은 배추를 가져오는 일부터, 얼마라도 아끼고 싶은 마음에 시장을 샅샅이 뒤지면서 저렴하고도 좋은 재료를 구입하며 체력은 방전되었지만, 성도들이 즐겁게 먹을 것을 상상하면 마음속 기쁨이 빙긋 웃음으로 머금게 하였다. 김장 당일 참여한 지체들은 고추 냄새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배어가는 줄을 알면서도 함께 먹고 나눔의 단맛을 생각하며 절여진 배추에 빨간 속을 채우고, 빨간 옷을 입혀 가장 빛깔 나는 김치를 만들어 내었다. 마지막 홀로 사는 어른들에게 김치를 전달하는 일까지 하면서 마음에 뿌듯함과 즐거운 행복이 있는 것을 본다.

     

    김장은 단순히 김치를 버무리는 것 이상의 하나 됨의 조화가 숨겨져 있다. 수개월 잘 키워 속이 꽉 찬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것도 기술이고, 거기에 좋은 고추와 고춧가루, 젓갈, , 미나리, 마늘, 생강, 찹쌀가루, , 사과, 양파, 대파, 등등, 온갖 좋은 것들이 다 섞어져서 가장 맛있는 김치로 변신하는 것이다. 모든 양념들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아니하고 오묘한 조화를 이루지 아니하면 안 된다. 여기에 여러 손길들의 하모니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배추와 무를 다듬고 난 나머지들을 잘 정리하고 삶아 영양가 높은 시래기를 만드는 일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고, 김치 통을 준비하여 차곡차곡 쌓고 저장하는 일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들이다. 또한 그것들을 적절하게 버무리고, 비비는 손놀림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성이 기울여져야 엄마의 손맛이 묻어 있는 맛있는 김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모습에는 이른 새벽부터, 또는 몇 날 전부터 감당하는 피곤함과 지침보다는 나눌 수 있음에 만족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이렇게 맛있는 우리 교회의 김장 김치는 이제부터 거의 1년여 동안 성도들의 식탁에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돕는 연약한 지체들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다. 우리의 하나 됨이 외치는 하모니는 그것이 닿는 곳마다 즐거움과 행복을 전염시킨다. 남은 올 한해, 그리고 다가올 새해에는 행복이 더 풍성하게 전염되어가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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