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사랑의 이름으로 분주해지는 계절입니다. 거리마다 자선냄비가 끓고 모금 운동이 한창이지만, 상담을 전공한 목회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 풍경 이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과연 우리는 타인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랑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요?
상담학적으로 볼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애(Narcissism)적 존재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를 부추겨 사랑조차 ‘투자 대비 수익’을 따지는 거래로 변질시켰습니다. 주는 만큼 받아야 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희생은 억울해합니다. 이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인간의 이러한 전적 타락과 자기중심성을 직시하게 합니다. 죄성은 우리를 끊임없이 ‘나’라는 감옥에 가둡니다. 따라서 참된 사랑은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가 아니라, 죄된 자아를 깨뜨리는 치열한 영적 싸움입니다.
그렇기에 사랑은 ‘교육’되어야 하고 ‘훈련’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따라야 할 유일한 교과서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않으시고 자기를 비워(Kenosis) 종의 형체로 오셨습니다. 이것이 성육신(Incarnation)이며, 사랑의 원형입니다. 사랑은 낭만적인 감정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나의 권리를 포기하고 타인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낮아지는 ‘의지적 결단’입니다.
사랑은 저절로 습득되지 않습니다. 교육학에서 학습이 반복과 연습을 통해 체화되듯, 사랑 또한 거룩한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소비에는 익숙하지만 남을 위한 나눔에는 서툰 우리의 손이, 펴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세상은 사랑을 ‘쟁취’하는 것이라 말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사랑은 철저한 ‘자기 비움’입니다. 2025 성탄의 계절, 감정의 파도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는 ‘사랑의 훈련’을 시작해 보십시오. 나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그 거룩한 연습이 삭막한 세상 속에 그리스도의 온기를 전하는 통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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