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외눈박이 비목처럼...
    2021-09-07 14:03:45
    관리자
    조회수   71

    올해 전국 대학에서 정원을 못 채우는 일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출산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그 출산율은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의 아픔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평생 벌어도 나 혼자 살기 급급한 현실이 청년들을 3포, 5포, 7포 세대라 부르다가 이제는 가짓수가 정해질 수 없다하여 N포세대라고 부르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것은 물질만능주의, 무한경쟁사회가 가져온 2030세대의 생존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런 사회적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모두가 물질만능, 무한경쟁에 돌입하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돈이 보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얻어야 하는 세상, 내가 누려야 하는 물질, 내가 쥐어야 하는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 가운데 발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그 다음 가치, 생각할 겨를도 없을 정도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성도로 세상의 변화에 어느 정도까지 발 맞추어야 하는 것인가? 또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보아야 하고, 느껴야 믿음을 지키는 삶일까? 고민이 된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류시화 시인의 시가 있다. 눈 하나를 가지고 세상을 산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외눈박이 물고기는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다른 외눈박이 물고기를 찾아서 평생동안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내용이다. 외눈박이 물고기 두 마리가 함께 붙어서 두 눈을 가지고 평생 살아갔던 그 물고기의 이름이 비목이다. 비목이라는 물고기가 정말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당나라 시인인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물고기라는 것 정도가 전부이다.

    우리는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본다. 어떤 눈을 가졌는가? 가 중요하다. 내 눈에 비치는대로 믿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 믿는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과 다른 눈을 가졌다는 말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약삭빠르게 변해야 하는 것이 세상의 관점이라면, 예수 믿는 사람들은 뭔가 좀 다른 관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두 눈을 가지고 세상의 변화에 두려움, 위기감, 불안, 초조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면 차라리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다른 한 눈박이 물고기를 찾을 때 주님의 눈을 만나 세상을 볼 수 있었야 더 행복할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볼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다른 한 눈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 같다. 이 세상을 교만한 눈으로가 아니라, 예수님의 겸손한 눈으로 보아야 한다. 부유한 눈으로가 아니라, 잘나가기만 하는 눈으로가 아니라, 남을 판단하고 비교하는 눈으로가 아니라, 주님의 긍휼과 인자하심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

    2021년 외눈박이 비목처럼 내 눈만 의지하여 살지 않고, 주님의 눈으로 내 한쪽 눈을 삼아 역사와 세상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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