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닫힌 하늘 아래, 피로한 영혼들을 향하여
    2026-04-28 10:16:18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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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살의 제사장 에스겔은 바벨론 그발 강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사장으로서 성전 봉사의 꿈을 시작해야 할 나이에, 그는 성전도 제단도 없는 이방 땅에서 5년째 포로 생활의 절망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그의 상황은 마치 오늘날 할 수 있다는 성과 지배 아래 자발적 착취로 내몰린 한국의 피로사회와 닮아있습니다. 우리는 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소진하며, 내면의 우울과 번아웃이라는 현대판 포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사회학자 한병철이 분석하듯, 현대인은 스스로를 착취하는 성과 주체가 되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무한 경쟁의 시스템 속에서 인간이 자신의 참된 인격(Person)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역할이라는 가면(Personage) 뒤로 숨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화려한 도시의 일상을 살아가지만, 영혼은 메마른 골짜기의 뼈들처럼 생기를 잃은 채 흩어져 있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절망의 강가, 모든 소망의 문이 닫혔다고 여겨지던 그때 하늘이 열리며 하나님의 모습이 에스겔에게 보였습니다”(1:1). 하나님의 영광은 화려한 성전 안이 아니라, 고난의 현장 한복판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이는 우리 삶의 그발 강가’ - 번아웃된 직장, 무너진 관계, 앞날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 가 오히려 하늘이 열리는 기회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에스겔서를 가지고 씨름하려고 합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성과라는 우상을 내려놓고, 우리 인생의 보좌 수레를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압도적인 통치권을 갈망하려고 합니다. 진정한 회복은 외부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마음 중심의 주권(Lordship)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피로에 지쳐 고개를 떨군 성도 여러분, 이제 믿음의 눈을 들어 위를 보십시오. 닫힌 땅의 논리에 매몰되지 말고, 하늘을 여시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합시다. 성령의 생기(Ruach)가 불어올 때, 우리의 마른 뼈 같은 일상은 하나님의 위대한 군대로 일어날 것입니다. 에스겔 강해의 여정 속에서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이 여호와께서 거기 계시다는 『여호와 삼마』의 현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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